○의장 성준모 어느덧 월동 준비를 하는 부산한 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물감을 뿌린 듯하던 가을 풍경은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귓가를 스치는 차가운 바람은 겨울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차디찬 날씨보다 우리의 마음을 더 얼어붙게 하는 경기 지표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경제를 견인해 오던 제조업 성장이 멈춰 섰습니다.

한국은행의 2014년 기업경영 분석에 따르면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3년 0.5%에서 2014년 마이너스 1.6%로 떨어져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1년 이래 5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외환위기 때인 1998년(0.7%)과 세계 금융 위기 때인 2009년(2.2%)에도 성장을 멈추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충격적입니다.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 거의 모든 산업의 실적이 뒷걸음질 치는 등 전체적인 추이로 볼 때 제조업 경쟁력은 일본에 밀리고 중국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이미 국내의 비싼 노동력과 각종 규제를 피해 제조업의 상당 규모가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로 건너간 지 오래이며, 최근에도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은 중국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이는 결국 국내 제조업 공동화를 가속하고 있습니다.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는 안산스마트허브 기업이 우리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동안 우리시에서는 서울반도체의 운송 통로 설치와 CJ 제일제당이 연료전지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개혁을 실시하는 등 기업 경쟁력 강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체감하기에는 미흡한 실정이므로 집행부에서는 주차장 확충, 도로 보수 등 기반시설 정비는 물론, 투자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손톱 밑 가시를 하루빨리 제거하여 기업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정책 지원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전국 공공도서관이 도서관 행정 체계 일원화로 시끄럽습니다.

현행 공공도서관 행정 체계는 시·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로 이원화 되어 도서관의 행정 기능과 프로그램 중복 등 많은 문제점이 있어 대통령 직속기관인 도서관 정보정책위원회에서는 2018년까지 지자체로 일원화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세계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나라는 스웨덴입니다.

스웨덴 국민의 연평균 독서율은 90%이고, 공공도서관 이용률이 74%인 반면에, 우리나라 국민의 독서율은 73%, 공공도서관 이용률은 32%에 그치고 있으며, 우리시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흔히 책을 읽지 않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합니다.

전통적인 운영 방법으로는 한계에 직면한 공공도서관의 이용 활성화를 위하여 우리시의 획기적인 도서관 정책을 주문하면서 시민들이 내 집처럼 편안하게 즐겨 찾고 있는 특별한 도서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영국 런던의 32개 자치구 중 하나이며 가장 가난한 지역에 속하는 타워햄리츠에서는 신개념 도서관인 아이디어 스토어를 열어 주민의 삶을 바꾸고 있습니다.

생각 상점이라는 뜻의 이름부터가 별난 이 도서관은 카페나 상점처럼 보이는데 2002년 개관한 보우를 시작으로 다섯 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규모는 크지 않지만 도서관이냐고 의심할 만큼 혁신적인 운영과 서비스로 유명합니다.

아이디어 스토어는 상점으로 보면 잡화점에 가깝고 책과 음반, DVD 등 각종 자료를 비치한 서가 외에 전시 공간과 카페, 다양한 강좌를 위한 스튜디오, 댄스 교습실에 딸린 샤워실까지 한 건물 안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아이디어 스토어 다섯 곳이 운영하는 각종 평생 교육 프로그램은 연간 800개가 넘고, 어학 강좌, 요리, 창업교실, 구직자를 위한 기술 훈련과 이력서 쓰기까지 별별 것이 다 있으며, 매년 1만 명 정도가 등록하고 7∼8천명이 수강할 만큼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복합적인 기능과 독특한 공간 구성은 전적으로 주민들의 필요에 맞춘 것으로, 아이디어 스토어가 생기기 전 타워 햄리츠에는 13개의 도서관이 있었지만 워낙 초라하고 운영도 부실해 주민의 82%가 도서관에 한 번도 가지 않을 만큼 이용률이 낮았지만 1998년에 도서관 개선 방안을 구상하고 도서관에 왜 안 오는지, 어떤 도서관을 원하는지 묻는 것부터 시작하여 2년간 체계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전략을 세워 추진한 결과 현재와 같은 아이디어 스토어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도서관에 익숙한 사람들은 도서관을 상점이라 부르고, 상점처럼 운영되는 아이디어 스토어를 더러 못마땅해 하기도 하지만 방문자가 4배 이상 증가하고 자료 대출은 280% 상승하는 등 도서관을 내 집처럼 편안하게 드나들면서 책 보고, 친구 만나고, 취직 준비도 하는 곳이 되었습니다.

현재 우리시에는 중앙도서관을 비롯하여 29개의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고, 앞으로도 크고 작은 많은 도서관 건립이 예정되어 있으며, 정부 시책에 따라 2018년까지 도서관 행정 체계 일원화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도서관은 시민을 위한 공공기관입니다.

시민들은 도서관이 교육청이나 지자체 소속 여부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독서하기 좋은 시설을 갖춘 도서관, 내가 찾는 책이 항상 있는 도서관을 원할 것이므로 집행부에서는 도서관이 시민들을 위해 가장 이상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 스토어의 운영 사례를 참고하여 거시적이고 실효성 있는 도서관 정책을 마련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동료의원 여러분!

이번 제2차 정례회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한 58건의 안건이 부의되어 안산시 의회 사상 가장 많은 안건을 심사하게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안건 심사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의원 여러분의 고심과 날카로운 비판, 대안 제시가 시민의 행복 실현을 위한 밀알이 되어 큰 결실로 돌아온다는 것을 유념하시기 바라며, 집행부에서도 안건 하나하나가 시민의 삶과 직결된 만큼 섬세한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충실한 답변과 자료 제출 등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